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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원과 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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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은 동양란을 중국, 대만산 다음으로 좋아한다.

이 때문에 연간 7천억 분(대만과 중국 원산지) 동양란이 화려한 리본을 두르고 승진과 개업을 하는 곳에 선물용으로 팔린다. 동양란의 종주국인 중국은 난원(난 전문점)을 통해 거래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화원을 통한다.

우리나라는 중국과는 달리 난을 선물한다기보다는 ‘누가 보냈나’ ‘얼마 정도 가격대의 난’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 같다. 선물의 본질인 난의 가치나 품격보다 화려한 화분과 각종 포장, 그리고 큰 리본에 더 치중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난을 최고의 선물로 여기는 중국은 우리와는 조금 다르다.

난의 품종과 품격, 심어진 상태(수준)와 난 석의 질, 영양 상태 등을 우선 고려한다. 화려한 포장과 넓은 리본은 거의 없다. 화려한 포장지 값은 난의 품질을 높이는 데 쓰인다. 난을 선물하는 것이지 화려한 포장을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리본과 포장은 일주일이 지나면 분리해야 하지만 난은 계속해서 보고 즐기고 3, 4년 후쯤 번식되면 반을 나누어 난원으로 되팔아 용돈도 만들고 상위 품종으로 교체도 하고 가까운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필자가 운영하는 농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선물용 리본을 단 동양란을 선물하기 위해 방문하는데, 난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을 하는 이들이 별로 없다. 필자는 난을 구입하는 이들에게 난을 기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리플릿과 간편 북을 동봉해준다.난을 판매하려면 기본은 알고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하면 공부를 해서라도 고객들에게 안내해 주면 어떨까? 작은 가전제품을 사도 사용상 주의 사항과 안전한 사용법을 소개해준다. 수십 년간 난을 연구한 난 전문점은 동양란(심비디움)에 있어서는 기본적인 학습이 되어 있는 곳이다. 난원과 화원은 영역 자체가 다르다.

동양란은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뜻에서 선물용으로 보낸다. 나의 부귀영화를 바라는 건지, 상대편의 부귀영화를 바라는 건지, 난이 건강하게 잘 자라야 선물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을 것이다.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4년 02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