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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보석 "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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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는 지구 상에서 가장 종이 다양한 식물이다.

그리고 대부분 야생에서 살고 있다. 필자는 난 연구를 위해 많은 나라의 산야를 누빈 적이 있었는데, 난이 많이 나고 난을 좋아하는 나라들에서는 우수한 특성을 보이는 야생 원종을 채집하고 증식시키거나, 우수 유전형으로 개량해 상품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야생종 채집이 시작된 이래 지금껏 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 왔다. 이런 노고에 힘입어 수많은 품종이 탄생되었다. 이들 품종들은 족보가 있어 공인된 것만 약 2천여 종에 달한다. 그동안 개발된 품종과 증식으로 늘어난 난의 자원적 가치는 실로 대단하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선물용 동양란은 시장 규모가 매년 7천억원에 육박하는데, 이제 한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달해 막대한 외화 유출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필자도 지금껏 43품종을 개발해 이를 증식시켜 저렴한 가격으로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야생종을 다루는 것이 신품종 개발이라면 대규모의 최신식 유리 온실에서 고품질 춘란을 대량 생산하는 필자의 농장은 품종을 개발해 이를 증식시켜 일반인들에게 보급하는 종묘 회사인 셈이다. 동양란을 대표하는 종이 춘란이라면 서양란을 대표하는 종은 바로 카틀레야라는 난이다.

카틀레야 원종은 나무에 붙어 살아 가는 착생(着生) 종으로 헬기를 타고 나무에 붙어 꽃을 피운 희귀종을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카틀레야 한 포기가 무려 20억원에 매매된다고 한다. 야생난 사냥꾼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우수한 야생 원종을 찾아 열대 밀림을 누비고 있다.

난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인류에게 가장 사랑받는 식물임을 볼 때, 우수한 원종은 녹색의 보석임에 틀림이 없다. 필자가 고교(원예과) 졸업 후 어떤 작물을 기를까 고민할 때만 해도 한국춘란과 동양란은 부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몇 만원이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두가 40여 년 동안 열심히 원종을 개발하고 보급한 땀의 결과이다.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4년 0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