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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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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한 예쁜 새싹(新芽`신아)을 감상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 벌써 주`야간 기온 차가 많이 나는 가을이 되었다. 10월은 동양란과 춘란이 살찌는 천고난비(天高蘭肥)의 계절이다. 신아나 꽃대가 살이 통통하게 찔 수 있게 가을빛을 충분히 쬐어주어야 한다. 여름철에는 신아를 키우느라 양분을 많이 써버려 살이 찔 여지가 없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신아가 다 자라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기 때문에 꽃이 통통하게 살이 찐다. 이 영양분으로 겨울철 추위를 잘 견딜 수 있게 된다. 가을에는 달콤한 감향을 뿜어내는 추란(秋蘭)들이 꽃을 피운다. 선물용으로 꽃가게를 통해 흔히 활용되는 동양란의 30%가 추란이며, 그 가운데 ‘철골소심’과 ‘관음소심’이 있다. 여름철 꽃이 피는 하란(夏蘭)의 향기는 다소 탁한 느낌이 있지만 추란은 한결 탁한 기운이 빠지고 달콤함이 깊어진다. 11월 만추(晩秋)에 개화하는 한란(寒蘭)은 청향(淸香)이 뿜어져 나온다. 가을이 되면 분갈이를 해야 하는 시기이다.

금년에 자라난 신아가 80% 이상 성장한 난을 위주로 분갈이를 하면 된다. 동양란을 기르고 있는 일반인들은 분갈이를 거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자주 해줄수록 난초는 안전하게 잘 자란다.

분갈이는 정확한 기술을 알고 해야 한다. 난 전문점을 통해 분갈이를 하거나 정확히 배운 후 해야 한다. 필자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문화센터나 대구광역시농업기술센터 및 몇몇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분갈이 강의를 해왔다. 요즘에는 난을 기르면 원예치료와 함께 도시 농업적 힐링 효과가 높아 정신 건강은 물론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에 힘입어 지역에서도 소모품으로 여기던 동양란과 춘란 기르는 방법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필자의 난 농장에는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집이나 사무실에서 키우던 동양란을 들고 분갈이를 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 특히 요즘은 춘란을 기르는 이들이 동호회나 인터넷 장터 및 판매 장터 등을 통해 판매하거나 교환을 통한 품종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어쨌거나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자 엔도르핀의 계절이다.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3년 10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