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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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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작품은 난을 그냥 잘 기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즉, 잘 기른 것과 잘 만든 것은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잘 기르는 것은 기본적 사항만 준수하면 되지만, 작품이 되게 하려면 3~5년간 땀과 함께 혼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운도 따라야 한다.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려면 작품 설계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야 한다. 전시회나 대회에서 수많은 관람객과 동료 작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완벽한 품종 설계와 완벽한 작품 설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작품 수형을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몇 년 차에 완성시킬 것인가? 시비, 채광, 최소엽수, 유효 적산치, 생산되는 촉에 의한 세력곡선(勢力曲線) 등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한 기술이 필수적이다. 난초를 길러 선보이는 게 무슨 작품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난초는 분재를 포함한 원예 관련 작품들에 비해 훨씬 많은 정보와 기술을 필요로 한다. 깊은 경지에 도달한 작가가 되려면 난초는 변이종을 다루는 만큼 유전체계를 훤히 꿰뚫어야 한다.

또 재배 생리나 구조학을 훤히 알아야 하고, 난초의 10대 질병을 훤히 알아야 한다. 제대로 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와 축적된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초보 작가를 위해 세계 최초로 난 작품 수형도를 개발해 ‘난 아카데미’ 강좌를 통해 보급하고 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난을 기르며 보낸 즐거운 시간의 보상이며 성적표다. 또 후배 작가들로부터 ‘대가’라 불리며 각종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받게 된다.

자연스레 기술을 배우려는 후배들이 따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작가는 명품으로 자리매김한 품종의 작업을 선호한다. 그러나 명품으로 데뷔하지 못한 무명 품종을 수년 동안 정성을 들여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사례도 많다. 이렇듯 난초는 인간의 삶을 담은 희로애락이 있어 다른 취미와는 비교할 수 없다. 필자도 무명시절 정성껏 가꿔 출품한 난에 대해 심사위원장으로부터 ‘위대한 작품’이라며 극찬을 받은 적이 있다.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3년 09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