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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란과 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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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는 3만5천여 종이 있으며, 보통 동양란과 서양란으로 구분한다. 동양란은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난을 영양번식으로 재배한 품종들로 수수하고 서정적이다. 반면 서양란은 유럽을 배경으로 개발된 품종들로 동양란과 달리 인위적 교잡을 통해 육성된 품종들이 주류를 이루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다. 동양란의 재배 역사는 1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야생에서 서식하는 평범한 형태의 꽃이나 잎이 아닌, 일반적 범위를 많이 벗어나 아름다운 특성을 갖춘 엄선된 품종을 대상으로 귀족들이나 왕실에서 기르던 것에서 발원하였다. 동양란은 선물용과 애호가용으로 나눌 수 있고, 개업이나 승진 등에 선물용으로 전해지는 난들은 애호가용과는 큰 차이가 있으며 난이라는 이유와 향기가 난다는 점 외에는 별 의미가 없다. 이에 비해 국내 난 애호가의 90% 이상 참여하는 춘란은 향이 아닌 꽃의 자태나 색상, 표정, 그리고 잎에 나타난 줄무늬 등을 통한 미술적 요소와 작품 만들기를 통한 예술성을 탐구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 춘란의 경우 몇몇 희귀한 품종은 한 분에 몇억원을 호가하는 것들도 있으며 중국 춘란의 경우 한 촉에 20억원을 호가하는 난도 있다. 

 

화원에서 판매하는 동양란들은 중국의 남부지역에서 서식하는 종류들로 벼처럼 생긴 심비디움(Cymbidium) 속(屬)의 종류들이고 촉당 몇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심비디움 속은 꽃이 피는 시기가 3`4월인 춘란, 7`8월인 하란(夏蘭), 9`10월인 추란(秋蘭), 11월경 기온이 쌀쌀할 때 꽃이 핀다 하여 부르는 한란(寒蘭), 12`1월인 보세(報歲)류들이 있다. 이외 5~9월 꽃이 피며 바위와 나무에 착생해 살아가는 소엽풍란과 석곡류들이 있는데 대부분 소모품화 되어 춘란처럼 깊은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다. 난이 동양의 상류층 생활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원예활동 중의 으뜸으로 오랜 기간 자리한 이유가 있다. 곧은 절개와 청렴을 상징하는 선비나 관료들, 그리고 충성심을 상징하는 사무라이들, 백성을 사랑해야 하는 왕족들이 사철 변하지 않는 푸른 잎이 한겨울 북풍한설에도 꽃봉오리를 품고 꿋꿋이 견뎌내어 춘삼월(春三月) 정숙하고 기품 넘치는 꽃을 피워 엄동설한의 인고를 극복해내고 토해내는 그 향기를 자신이 가야 할 길의 지침으로 삶았기 때문이다. 

 

동양란의 으뜸인 영초(靈草)라 칭하는 춘란은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난으로 상징되고 있다. 중국은 꽃의 향을 중요시하며 깊은 초록색상을 높게 평가하고 각양의 색상이 나타나는 화예물(花藝物`난초의 꽃에 미술적 감상 가치를 가진 난초)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꽃잎의 형태와 각양 색상, 그리고 단정한 형태로 피는 꽃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에서는 꽃에 나타난 특성보다는 잎에 나타난 무늬나 형태를 매우 중요시한다. 

우리가 화원에서 흔히 접하는 선물용 동양란들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선물용으로 활용하지 않으며 부분 춘란으로 선물하고 있다. 

 

이대건(난초 명장) 작성일: 2013년 0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