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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7. 개화정도가 꽃의 미학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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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7. 개화정도가 꽃의 미학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꽃이 핀 한국춘란들은 그간 수많은 시합에서 혹독한 삶을 살아왔다. 어떤 포기는 지방 전, 광역권 전, 전국대회 전을 모두 다 출품을 해 그 후유증으로 여름에 사망하는 포기도 있었다. 난초가 꽃이 피면 수분을 위한 향을 만드느라 상당량의 단백질을 소모하게 되며, 급증한 호흡량 때문에 비축한 탄수화물을 다량으로 소모하게 된다. 특히 온도가 높은 환경 아래서는 특히 더 그렇다.

 

또한, 전시장에 출품하기 위해 이동 시 흔들림과 동시에 에틸렌이라는 노화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수명이 짧아지게 된다. 여기에서 잎 10장당 건강한 뿌리(지름 4~5mm/길이 15cm 이상 무 감염) 10개가 충실히 있어야만 하는데, 그렇지 못한 포기는 충격이 심하고, 1송이 당 안전한 최소엽수는 정상 생육을 한 건강한 잎(7~12mm/길이 15~20cm 무감염) 10장이다. 10장은 평균 두 촉을 말하는데 건강한 5촉이라면 안전한 꽃대 수는 2.5개가 된다는 말이다. 이 부분이 잘 맞아도 알맞은 개화 시기가 있는데 대부분 80% 개화를 한 상태를 감상 적기이다. 그러나 난초의 입장에서는 95% 개화가 진행되었을 때 약 멍이 떨어져나가고 가루받이 준비를 마친 상태가 된다. 이후 10일을 지나게 되면 난초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무리한 상태가 된다. 잎장 20장에 꽃대가 5송이인 토기가 3곳의 시합을 매주(지방전, 광역전, 국전,) 3주간 참여하고 뿌리의 T/R율이 50%(뿌리의 총 길이가 15cm×10=1.5m)이내라면 그 포기는 큰 대미 지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작품성이란 측면의 관점을 너무 소홀히 이해하다 보니 난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는 경향이 많다. 이는 인생의 반려자인 사랑하는 난초를 윤리적으로 생각해 보지 못한 문화적 비 성숙함에서 기인한 곳이라 생각된다. 여러분 집에서 기르는 불과 5만 원짜리 반려견도 몸 상태가 나빠 보이면 집에서 쉬도록 배려를 하는데, 수천만 원을 오르내리는 난초를 일부의 애호가나 농가들은 가혹하리만큼 난초를 시합에 혹독히 출품 시킨다. 앞으로는 난초도 윤리적 관점으로 대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애란인이란 난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뜻인데 자신의 난들을 마음깊이 사랑하면 얼마나 좋을까? 방목지에 기르는 300만 원짜리 소보다 방안에 기르는 5만 원짜리 발바리를 우리는 더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소는 농업의 일환이고 개는 가족이란 얘기가 된다. 안타깝다. 난초를 방목지에 기르는 양이나 소로 보지 말고 방안에서 기르는 반려 견으로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전시회를 가보면 개화기를 잘 맞추어 낸 포기는 30%~40%쯤 되는 것 같다. 여기에서 개화기란 난초에 무리가 최소화된 상태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점인 80%쯤 개화한 상태를 말한다. 이때가 되면 설판은 뒤로 말리고 약 멍은 푸름을 간직하고 있으며 주판의 허리 각도는 70%쯤 도달해 화경 끝마디에 붙어있는 포의가 촉촉한 수분을 머금고 있어 22~25세의 처녀를 보는듯한 시점이다. 여기에서 하아분화가 전 후반기에 걸쳐 일어났다면 꽃송이 모두가 개화기가 다 맞을 수는 없으므로 중심적인 꽃송이를 기준으로 삶으면 된다. 우리들이 꽃 가게에 가서 장미꽃을 사러 갔을 때 만개한 송이와 60% 개화한 포기가 있다면 어떤 게 더 비쌀까요? 또 돈을 다 주고서라도 60% 개화한 송이를 구하려 함은 세계인 모두가 그럴 것이다. 또한, 토마토를 사러 갔을 때 80%쯤 익은 것과 100%쯤 익을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또한, 세계인 모두가 그럴 것이다.

 

필자가 전시회에 가보면 정말 이해가 안 될 지경이다. 150%를 개화해 설판이 쳐진 포기에 철사에 의지해 출품한 포기들도 있다. 난초에게 얼마나 비윤리적인지를 모르는 것인지 빌려 낸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 가장 아름다울 때 그때를 맞추어 잎 장수를 계산해 최소엽수를 감안해 싱그러움이 철철 넘치게 해서 전시장에 출품해야 한다. 그러려면 상당한 기술력을 배워서 익히든지 기술이 없으면 많은 포기를 길러 그중 골라서 출품 하여야한다. 또 어떤 포기는 포의가 다 말라 삭막함을 주는 포기들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언젠가부터 양란 농가에서 기르는 양란처럼 치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장미의 경우 반 개화와 만 개화는 가격을 떠나 판매 불가에까지 다다른다는 점을 우리는 이해를 잘 해야 한다. 우리 전시회가 작품전이 아니고 품종전람회로 전락해 버렸다는 방증인 것이다. 애완견 전람회도 우리 난초처럼 품종성과 작품성을 함께 합산해서 본다는 관점에서 볼 때, 애완견 전람회를 가면 아무리 품종이 세계 최고라 해도 씻기고 털을 고르고 털에 윤기가 흐르지 않고 눈곱이 주렁주렁 달려있다면, 아마도 실격일 것이다. 비약한다면 잡종견 수준으로 치부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람도 선보러 나가는데 싰지도 않고 의관을 갖추지 않고 선을 보러 왔다면 선보려는 의사가 거의 없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필자가 한번은 개화기가 120%에 달해 설판이 쳐질까 봐 투명 낚싯줄을 사용해 봉심에다 함께 묶어서 낸 것을 보았는데 그 포기의 화경은 또 철사를 얼마나 감았던지 ^^ 이가 없는 90 된 할머니 틀니를 보는듯했다. 또한, 수분이 일어나 화주의 주두가 비 후 되면 출품을 자제 하여야 하는데 실제로 상당수가 출품한다. 이들은 모두 대회 요강 심사방법 란에 반드시 수록해 출품을 하지 못하게 권고하여야 하는데, 혹 모르고 출품 했다면 정중히 돌려보내면 어떨까? 매년 일어나는 전시회는 시합하는 당일 받아보는 팸플릿에 심사 요강이 수록되어있어 선수들이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지구상에 이런 곳은 흔치 않을 것이다. 우리가 구태에서 변화하려는 분명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야생화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2019.05.말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