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5. 거금을 들여서 왜 난을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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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거금을 들여서 왜 난을 사는가?
난초는 콜렉션이다. 콜렉션은 보여주기 위함이다. 보여 주려면 본인이 만들고 다듬고 애정을 쏟은 본인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한해 한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더 수준을 높여나가는 모슴이 분명하게 보여야 한다. 난초를 보여줄 수 있는 터미널이 바로 전시회이다. 전시회는 그 시대상을 모두 보여주는 하나의 축소판이다. 전시회를 위해서 난이 존재하고 우리를 위해서 난이 존재한다. 전시회의 백미가 입상인 것이다. 전시회를 위해 우수한 난을 필요로 하고 우수한 난은 거금을 들여가면서 까지 구하게 된다.『바로 큰 시합에서 높은 성적의 입상을 하기 위해서다.』 라고 본다.
그렇다면 그저 촉당 몇 백만 원 쯤 하는 난들은 높은 성적으로 입상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서 몇 천만 원씩 하는 거금의 품종들을 입수하는가? 『그렇다.』. 난을 하면서 반드시 큰 시합에서 높은 수준의 입상을 하여야만 행복하고 만족도가 높아지는가? 『대다수 그렇다.』. 이 부분의 수급을 담당하는 분야가 상인들이다. 또한, 구매자들은 산채를 통해서 스스로가 확보 할 수 있는 확률적 기회의 비용을 고려해, 어떤 품종은 억대로 또 어떤 품종은 몇 백만 원대로 돈과 품종의 교환이 일어난다.
이 사슬 속에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그 속에는 도시농업도 존재하고 원예치료도 존재하고, 웰빙과 힐링도 존재하고, 작가도 존재하고, 필자가 운영하는 학원도 존재하고, 농가와 애호가도 함께 존재한다. 이 생태계가 건강하게 작동되어야 난 문화의 지속성과 동력이 생기게 된다. 낡은 제도는 고치고 새로운 인구를 맞이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건강한 난계를 유지시킬 수 있게 된다. 이미 초 고령화의 길에 접어든 우리 난계의 간절한 소망인 저변확대 또한 가능해진다.
지금의 난계는 옵션(예와 미적으로 볼 때 감상 가치를 더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요소)을 많이 갖춘 품종들이 즐비하다. 작가적 소양과 역량의 개발과 훈련을 통해 수작을 계획하고 설계해 긴 시간 만들고 다듬어 명작을 만들면, 돈질에만 의존해 성적을 유지하는 부류들과는 질적으로 차별화를 시킬 수 있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심사 방법이 30년 전에서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보니 상당한 수준의 옵션을 갖추지 않고서는 중량감 있는 입상은 쉽지가 않는 현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제자들에게 늘 이렇게 교육해 왔다. 작품은 기르는 것이 아니고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재배 생리와 구조 학을 열심히 익혀라!
전시회나 대회에서 출품을 염두에 둔다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의 예산으로 출품 장르를 구상하고, 그 후 세련된 옵션을 최대한 갖춘 품종의 소재 묘를 구상해 1~2촉을 들여와 3~4년 후를 바라보며, 소재 묘의 장르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 모식도를 설계해 만들어라. 그 기간 중 위기대처 기술을 잘 익혀서 위기를 미리 없애거나 초기에 잘 탈출해라. 그르면서 3~4년간 묵묵히 모식도에 가장 가깝게 만들어라! 라고 가르친다. 그리한 후 출품 직전에 반드시 스스로가 페널티(감점)요소가 얼마나 있는지를 체크해 다음 작품부터는 유의하라고 주문한다.
페널티(감점)요소란?
천체 촉의 잎 장수가 모두 6장씩 되었는가? 그해 나온 전진 촉이 건강미를 유지한 채로 잘 나왔는가? 전체 잎 장이 알맞은 조도 하에서 유효적산치가 잘 맞아 건강미가 넘치는가? 전체 잎 장에 반점 하나라도 없는가? 전체 잎 장의 끝이 온전한가? 바이러스 의심으로 비칠 약 흔이나 장해가 하나도 없는가? 전체 잎 장의 잎 길이가 고른가? 분내 뿌리 T/R율이 100%인가? 후발이라면 기부나 하단 부까지 무늬가 잘 익었는가? 가을 신아를 쏙아냈는가? 전체 잎에 작은 반점 하나라도 없는가? 중투의 경우 전체 잎의 녹 모자가 기부까지 고르게 내려갔는가? 황색의 탈색이 최대한 지연 시켰는가? 호피의 경우 상하 단절이 잘 일어났는가? 호피 사피 서반의 경우 전체 잎 장마다 고르게 무늬 발현이 되었는가? 사피의 경우 소멸을 최대한 지연 시켰는가? 사피의 경우 전진 촉 배열의 비율(%)을 얼마나 높였는가? 꽃대가 튼실하게 철사에 의존하지 않고 지탱하는가? 포기의 정면과 꽃의 정면이 일치하는가? 꽃대의 숫자가 홀수인가? 미숙 화는 없는가? 두화의 경우 주판이 제대로 일어섰는가? 꽃대의 신장이 포기의 키에 잘 맞는 길이로 신장시켰는가? 개화한 정도가 과숙해 에틸렌 가스가 나오지는 않는가? 전체 꽃대의 포의 하나라도 마르거나 손상되지 않았는가? 등을 꼼꼼히 따져보아 예상 점수를 스스로가 알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완성도 높은 작품에 관해 심도 있게 연구한 사람을 필자는 본적이 없다.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은 자신과 싸움이므로 시합에서 인정해주든 아니든 상관이 없게 된다. 즉, 무지에 의해서 등위가 바뀐 것을 이해하게 되면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순리로 이해되기 때문에 크게 섭섭할 것도 없게 된다. 이렇듯 20여 가지의 요소를 잘 다스려야만 비로소 pro artist (전문작가)가 될 수 있다. 티코를 몰고도 벤츠를 이기는 카레이서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소재를 생산하는 농부보다 높은 격으로 자연 승화되므로 비로소 프로의 경지에 도달했다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어야 저변확대의장이 열릴 것이고, 이렇게 만든 수 작품을 상욕에 사로잡혀 돈질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아마추어들에게 꽃대 한 송이 한 송이까지도 모두 작가의 땀방울 값으로 계산해 기존 방식에 비해 때로는 더블페이까지도 받으면서 판매한다면, 양쪽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
비로서 품종 전에서 작품전으로 허물을 벗께 된다. 이는 똑 같은 물감으로 그렸을 때 작품의 값이 달라진다는 어쩌면 평범한 섭리이다. 이렇게 되려면 제대로 배운 작가가 배출되어야 하고, 이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수작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을 때 심사 관행이 자동으로 개혁될 것이다. 국가자격증이 있는 분재 작가들과 우리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2018.05.말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