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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와의 아침 대화에 얽힌 사연지난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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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난향유린 작성일09-06-24 09:31 조회8,907회 댓글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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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에 자정이 다 되어서 집에 도착하여 주인의 정에 굶주린 난들에게 물을주고 나서 아침에 일어나 나이트로자임을 가볍게 분무해 주고 있는데 아침 일찍 나를 찾아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베란다의 방충망에 걸터 앉아서 난에게영양제를 주고 있는 나와 난을 구경하려 참새 한마리가 찾아온 것이지요.

우리집에는 베란다에 난이 있어서 인지 아니면 다른 집에도 자주 찾아오는지 알수는 없지만  베란다 철조물에 참새들이  자주 놀러와 앉아서 놀다 가곤 합니다.
심지어 여름철이 되면 매미란 녀석들도 찾아와 질리도록 울다가는 건지, 성하의 여름을 노래하다 가는건지 목청을 높히곤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의 참새는 특이한 면이 있었습니다.

내가 가까이에 가서 놀러왔느냐고 얘기를 해도 도망가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집에 난초보러 왔느냐며 놀다가 가라며 신아들이 많이 자랐는지 봐달라며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너에게  줄 간식이 있지만 내 마음을 오해하고 날아갈까봐 줄 수 없는게 아쉽다며 대신 내가 휘파람으로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그녀석은 제 노래를 듣는 것 마냥 날아가지 않고 계속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근 시간이 가까와지자 더 놀다 가라며 저는 앃으러가면서 집사람에게 참새 얘기를 했더니 재미있다며 구경가겠다며 나오면서, 혼자서 베란다에서 주절 주절 얘기하는 소리를 들으며 도대체 누구와 말을 하는지 궁금했다며, 난과 대화를 한다더니 드디어 자기 남편이 완전히 미쳤구나 생각하는 중이었답니다.
좌우간  집사람이 베란다에 가서 참새를 구경하는데도 전혀 날아갈 기세가 보이지 않아 자세히 살펴 봤더 랍니다.

나의 상상을 무너 뜨리는 집사람의 한마디는 나를 황당하게 만들었습니다.

아 글씨 !!!!!!!!!!!!!!!!!!

베란다의 방충망에 참새의 발톱이 끼어서  참새가 날아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이 가볍게 충격을 주자 참새의 발톱이 약간 빠지며 날아갔다고 합니다.
참새가 베란다 방충망의 그물에 걸려 도망을 못갔다는 얘기를 듣거나 경험하신분의 기고를 기다립니다.ㅋㅋㅋㅋㅋ

몇 해 전 중풍으로 오랜 투병 생활을 하시다가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지난밤 꿈속에서 오랜만에 뵈었는데 어머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자유롭게 활동을 못하셨는데 참새가 되어 마음껏 세상을 날아다니시다가 유난히 사랑했던 아들이 사는 걸 보고 싶어서 왔다가 가신것이 아니냐고 했더니 집사람이 소설을 쓰고 있답니다.

그냥 왔다가 날아갔으면 평범한 일이었을텐데 말이죠.
 저는 불교신자가 아니라서 윤회설을 믿지는 않지만 오늘은 어쩐지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늘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때는 제가 동네에서 알아주는 효자(???????????) 였습니다.
제 입으로 효자라니 쑥 시럽군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빕니다.

댓글목록

땅꼬마님의 댓글

땅꼬마 작성일

참새에 얽힌 사연 잘 읽었습니다.
오늘 하루 어머님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리시겠어요

미리내님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저도 어머님을 한없이 그리워하는 난향유린님의 생각과 같습니다.좋은 하루되시기를...,

bardli님의 댓글

bardli 작성일

저는 "모정의 세월"을 자주 노래합니다.
왜 눈물이 날려고 하는지 ... ...

옥란여재님의 댓글

옥란여재 작성일

다음에 날아 올때는 난초  포자라도  물고  와서  분에다가  뿌려  놓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휫바람 소리가 듣기좋아 다시  찿아 올것  같습니다^^    6월 중앙 수요일  난향유린님의  흔  적  글  멎찝니다

망태기님의 댓글

망태기 작성일

좋은글 잘읽었습니다...어머니에 모습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존님의 댓글

지존 작성일

마음이 울컥하네요

혜관조봉행님의 댓글

혜관조봉행 작성일

인간은 죽어서 새로 태어나는것이 제일 좋다고 하네요
어머님도 새가 되신것 같네요~~~
제가 도인도 아닌데 이런 말씀을 ~~~~~~

바드리님의 댓글

바드리 작성일

사연이 있는글~잘 보고가네요...님도 즐거운 날 되시길...

김영주님의 댓글

김영주 작성일

"참새와 효자"  소설이 아니고 또  이렇게 어머님을 생각나게하는 "수필"입니다.

호정님의 댓글

호정 작성일

길조의~~
아침 인사를 잘 받으셨네요..!!
올해는 좋은 명품의 신아들이 나올려나, 꽃이 나올려나..??
아침 향기부터..마음의 평화를 받으셨네요..
꿈에..어머님..향기도 받으기구요..
오늘 하루도 행복 가득한 날 되시구요..건강하세요~~!!

소정님의 댓글

소정 작성일

사연의 글 감동받았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해운대님의 댓글

해운대 작성일

ㅎㅎ 참새의 고통을 모르고 자의적 해석에 잠깐 취하셨군요.  순간이긴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 위주의 생각때문에 남의 고통은 외면하지 않았는지 생각 해봅니다. 살아계실제 효자소리 들을 만큼 효를 다하신 난향님이 부럽습니다.  저는 어머님을 생각하면 가슴만 아플 뿐인데...  늘 건강하시고 평온하시길 바랍니다.

호하호하님의 댓글

호하호하 작성일

난향유린님께서 잔잔한 미소를 주셨네요..

수류님의 댓글

수류 작성일

참새와 효자 잘 읽고 갑니다.

가희소님의 댓글

가희소 작성일

어머님......생각만 해도 눈물이 글썽입니다..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