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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그리워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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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수 작성일11-08-03 18:55 조회9,282회 댓글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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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무엇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느므 복은 어찌된 일인지

그런 복하나 없이 살다가

그저께 드디어 하늘에서 떨어진게 있다

퇴근하는 나를 보자말자 집에 있던 아이들과 만울님이 난리가 났다

자그마한 과자상자안에 털도 없는게...눈도 없는게.. 까만게 있다

희끄무리하게 노란 입만 다락만 해가지고선...

하늘에서 떨어진 참새새끼란다

그럴리가.....

 

2층에 처마끝에서 떨어진 참새새끼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버리지 주워 담았냐? 하고서 보니

다리를 못쓴다

집에 누군가 아프면 같이 아파하고 고생인데

아무리 자그마한 새끼 참새라도 그렇지..

괜히 미리 걱정이 앞서는게

안스러워 보기가 싫어졌다

 

잠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모기를 잡는다고 난리를 쳤다

모기잡이 충전기로 잡은 모기를 한마리 잡을때마다

그녀석에게 들고가서 먹이고 있는 내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입을 쫘악 벌려서 잘도 받아 먹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자다 말고 이게 뭐하는 짖이람..쯔쯔  

 

아침에 보니 파리가 한마리 들어왔다

충전기를 들고 살그머니 다가가는 모습이 우스꽝 스러웠지만

지금 그런 이상한 그림이야 상관이 없고...

오직 머리속엔 저녀석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열려있는 창문 너머로 휘익 날아가는 파리의 뒷모습이

같은 골목을 쓰는 옆집 처녀의 통통한 엉덩이처럼

아주 크다랗고 통통한게 

실룩실룩 멀어져가는 뒷태에서 눈을 못뗀다

어쩌다 들어온 파리가 집을 나가서 도망치는데

그게 그게 그렇게 아까울수가 없었다

누가 창문을 열어둬서 파리 도망치게 했냐며 소리지르는 내게

안열어뒀음~

그 파리가 들어왔겠수~?

그게 그리 아깝수~?ㅎㅎㅎ

하며 배를 잡은 만울님이

방바닥을 아주 몸으로 청소를 하고 다닌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그저제 하루종일 야유회를 다녀오느라 지쳐 쓰러져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집이 조용하다

아주 조용하다

간혹 짹짹거리던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이리도 조용한가 보다

 

배고프겠다..

후다닥 일어나보니 통이 없다..

하늘나라에 있는 참새 나라로 갔단다

 

자그마한 동물 하나라도 떠나가서 보이지 않으니

이게 가슴을 아주 많이도 허전하게 한다

정들 여가도 없었는데도 이렇다 

 

간밤에 한잠도 들지 못하고 눈을 뜨고선

이생각 저생각~으로 까만 밤속을 헤메고 있다가

누군가 내 곁에 있던 소중한 사람에게서

내가 떠나버렸다면 그 사람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사람 갔나?

왜 갔대? 

어찌 그리 갑자기 갔대?

허...참...나...!"

다들 이럴거 같았다

 

내 곁에 있던 소중한 사람이 어떠한 상황으로

갑자기 내 곁을 떠나가고 없다면?

지구의 어디론가 멀리가서 다시 못 만날 사람,

갑자기 하늘 나라로 가서 못 만날 사람,

어디론가 아주 숨어버려서 내 앞에 영영 나타나지 않을 사람,

그 소중한 사람을 내가 보고 싶어도

아주 많이 보고 싶어도

보고싶어도 보고싶어도 보지 못한다는 그 상황이 안타까워서..

그 그리움의 마음 앓이를 어찌할까...

어찌 내 속을 다스리며 살까나 하며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고 있던 베게가 흥건히 젖도록 눈물이 흐른다

 

스르르 잠이 들고서도 그렇게 안타까워 울었나 보다

 

참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만들고선

괜히 상상해보다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아침을 맞았다

 

나이 마흔여덟이 되도록 

이런 그리움의 아픔을~

안타까움의 깊이가 끝도 없을것 같은 

그런 그리움이 어디 없었으랴마는

요즈음되어서

그런 가슴앓이의 그리움이 깊어지지 않아서..

아직은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보고싶은 사람을 보지 못하여

지독한 그리움으로 아파하긴 싫다

 

정말 싫다

댓글목록

난아카데미님의 댓글

난아카데미 작성일

흠~~
참새 다리~~~

입변사랑님의 댓글

입변사랑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심기일전님의 댓글

심기일전 작성일

참새 고녀석 참 당돌하군요
잘읽고갑니다.

청운님의 댓글

청운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초보난인님의 댓글

초보난인 작성일

글을 쓰는 솜씨가 완전 작가님이십니다.
이글을 보노라니 예전 최인호님께서 연재하시던 가족이라는 수필이 생각납니다.
일상생활에서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 쓰던 내용이었는데, 어찌나 말깔나게 쓰시던지....
그 연재가 그 잡지의 구독율이 꽤 이바지 했다고 하던데.

이글을 보니 꼭 그 수필이 생각납니다.
정말 잘 쓰시네요.

삐돌이님의 댓글

삐돌이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비로봉님의 댓글

비로봉 작성일

마흔여덟,,, 제 나이가 그 근방인것 같아 더욱 가슴에 와 닫습니다.
사람 나이 마흔을 넘기면 자연을 가깝게 한다지요.
좋은 글입니다. ^^

청청불만님의 댓글

청청불만 작성일

흐뭇하다가 마음이 아파 오다가 슬픈 감정이 오다가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그런 이상한 글 감상 잘했습니다.

조원자님의 댓글

조원자 작성일

한번쯤은 보고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글을 읽고보니 더욱더 그립습니다. ..... 감사합니다.

군자란님의 댓글

군자란 작성일

좋은글 즐독입니다.

삼족오님의 댓글

삼족오 작성일

잃어 버렸던 감성이 다시 살아난 느낌 입니다. ^^

해찬들님의 댓글

해찬들 작성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체키장님의 댓글

체키장 작성일

정말 실감나게 잘 쓰셨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러브장님의 댓글

러브장 작성일

잘 읽고 갑니다....

중투복색님의 댓글

중투복색 작성일

한참이나 재미있게 읽었네요...

탱주님의 댓글

탱주 작성일

재밋게 보고갑니다.

꿀벌님의 댓글

꿀벌 작성일

큰일에는 담대하게 대처하지만 자그만 일에도, 연속극 한장면에도 눈물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님의 사연이 남의 것이 아님을 느낍니다.

아녜스님의 댓글

아녜스 작성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