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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가 난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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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보난인2 작성일09-07-11 15:10 조회7,754회 댓글1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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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월급쟁이 입니다.
대부분의 월급쟁이가 그렇듯 저도 아침일찍 집을 나서 밤늦게 집으로 잠 자러 들어오죠.

제가 난을 하기전에 우리집 베란다는 집사람 차지였습니다.
몇천원 하는 화초로 베란다를 온통 장식했었습니다.
집안 구석 구석 마다 화초는 나를 쳐다봤습니다.
화장실 앞에서도, 거실에서도, 그리고 애들 방에서도

봄이면 봄 꽃이 피고, 여름이면 여름꽃이 피고, 가을이면 가을 꽃이 핍니다.
저는 그 꽃 이름을 하나도 모릅니다.

단지안에 장이 열리면,
몇천원 하는 화초를 하나 사들고 와선 이쁘냐고 수십번씩 물어보곤 하였죠.

그냥 건성으로 이쁘네! 어서 이렇게 이쁜 꽃을 샀어? 하고 답해 주었습니다.

그러면 집사람은 애들처럼 좋아하며, 3천원 달라는 거 이천오백원에 샀어, 하며
의기 양양하게 자랑스럽게 대답하곤 하였죠.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우리 집에 더이상 화초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집사람 차지였던 베란다를 제가 빼앗았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베란다 한 귀퉁이를 미안한 듯 차지했던 난 초들이 지금은 2단 원목난대가 위치하며
정면 베란다의 거의 반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 고생하는 나를 위해 작은 화분을 가져와 꽃을 피우는 거였는데, 내가 난을 보며
그날의 피로를 풀고, 내일의 활력을 얻을수 있으니 괜찮다" 라고 하더라구요.

나를 위해, 내가 키우는 난초가 잘 자랄수 있도록 더우면 선풍기 틀어주고, 볕이 너무 많으면 카텐을 쳐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저기 난대에 있는 한분의 난 가격이  자기가 지금까지 사 모은 화초를 모두 합한 값보다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난을 하나 구입할때마다 만원줬어, 3만원 줬어 하고 대답하지만 굉장히 미안합니다.

박봉에 단돈 백원을 아끼며 오늘까지 살아왔는데...

집사람이 보기에는 단지 화초에 불과한 풀 쪼가리가 애들 한달치 학원비에 버금간다는 것을 알면
아마 졸도할 겁니다.

난을 하면 할 수록 눈은 점점 높아지고,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그냥 한가한 토요일 오후 몇자 적어 봤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댓글목록

세모님의 댓글

세모 작성일

많은 공감이 됩니다.
난초 가격이 장난이 아니라 저도 집사람을 속여가며 사고 있습니다.
물론 고가의 난의 살 수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얻는 다는 것은 더 마음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얻는 분께 마음의 짐을 지게 되니까요.
초보난인2님 조금씩 모아서 좋은 것을 구입하여 다음에 그와 비슷한 것을 나누어 가져 보세요.
다음에 혹시나 제가 분갈이를 할 경우 인연이 된다면 명명품 몇 종자 있으면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저도 사부로부터 벌브를 얻기도 하고 사기도 합니다.
힘내시고 여름 시원하게 지내세요.

무심님의 댓글

무심 작성일

공감되네요,,,,  전 지금 시작하고 있으니까요.

구절초님의 댓글

구절초 작성일

저 또한 집사람이 야생화를 좋아해서 배란다에서 많이 기르다가 같은 이유로 해서 지금에 왔습니다만,
단지 전 낚시 때문에 집을 비울때가 많아서 지금은 집사람이 더 좋아하네요.......ㅎ

바드리님의 댓글

바드리 작성일

산채를 갈수없는 분들은 난하기가 참어렵겠다 생각 되네요...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곤 하지만 괜찮은종자들 가격도 만만찮고요
그러기에 저는 투자보단  제가채란한 넘중에 명품이 나오길 바라며 쉬엄 쉬엄 가고있습니다...^^

솔뫼바위님의 댓글

솔뫼바위 작성일

일반 서민이 난을 구입하기는 조금 부담이 되기는 하죠

호정님의 댓글

호정 작성일

그냥~~!!
입학금 내시면서..즐겁게 애란 생활 하시면 됩니다요~~!!
시간이 지나시면 모든 것 이해가 되시구요..
참는~~법도 배우시구요..
그러다보시면..저절로 알게되지요~~^^

망태기님의 댓글

망태기 작성일

정말 공감이 가는군요. 점점 난을 알아가면서 눈이높아만 가는것은 어쩔수 없는것 같아요.조금조금씩 푼돈모아
마음에드는 난초를 구입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자 힘내시고 화이팅!!!~~~

조원자님의 댓글

조원자 작성일

꽃을 사랑하는 두분이시군요. 행복하세요. 많이 ~~~~~~~~~

소정님의 댓글

소정 작성일

모두가 비슷한 생활을 하는군요. 이심전심이라 했던가요?
좋은 지란지교 이루시길 빕니다.

중투복색님의 댓글

중투복색 작성일

저도 많이 공감이 갑니다..

햇귀님의 댓글

햇귀 작성일

똑같은 처지네요! 구입은 부담이 가고, 가끔 산을 가봐도 인연이 안되고......!
그렇지만 늘 희망을 갖고 내공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올해는,내년에는 꼭 만나지게 될거라 믿으며.....

땅꼬마님의 댓글

땅꼬마 작성일

ㅎㅎㅎ 전 아직도 몇십만원은 꿈에도 못꿉니다.
가장 비싼 난이 8만원짜리... ㅎㅎㅎ
여유가 될때까지 기다려 봅니다.

호하호하님의 댓글

호하호하 작성일

대다수의 난을 하시는 분들의 공통적인 환경이지요..

무명님의 댓글

무명 작성일

난을 구입하기는 조금 부담이 되기는 하죠

서화순님의 댓글

서화순 작성일

네....공감하고 절실하고..........꿈 만 꾸고

은난초님의 댓글

은난초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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