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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삶의 아픈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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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춘자 작성일08-07-22 11:10 조회17,912회 댓글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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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입니다...

워낙 불경기라.....가게도 가겟세 내기에 급급하고...다행히 신랑이 2월부터 다시

직장에 들어가서......이번 달은 겨우겨우 살게 되었습니다...

매일 마이너스의 연속이었거든요..


우리 신랑 감기에 심하게 걸려 얼굴이 반쪽이 되믄서 벌어온돈....

미안하게도 손에 제대로 쥐어보지도 못하구..

이곳 저곳 빵구난곳을 겨우겨우 매꾸고 나니깐....10만원 남네요.....

아직도 내야 할게 많은데......전날 밤에 신랑 지갑을 보니 3000원이 들어있네요.



술.담배 안하믄서...돈이 없어도 달라지도 않고.......도대체 밥은 뭐로 먹는건지...

갑자기 미안해지네요....남편 지갑에 3만원 넣어주니........

신랑 출근할때 저한테 너무 고마워하네요.

오히려 제가 더 고마운데......저보고도....먹고 싶은거 있음 꼬옥 사먹으라고..

신신당부 한마디 잊지않고....항상 고마운남편.....



어제는 정기검진 있는 날이었습니다...

남편 출근시키고 잠깐 눈 붙이니..점심 때가 되어가더군요...

일어나보니 시엄니는 안계시고 조그만한 쪽지하나가 놓여있네요..



"아가야 나 00네 가다 내일오마..밥 꼬머꾸 병원가거라"

울시엄니 어디 가시면 늘 이렇게 받침 틀린 글이라도 남겨 놓고 가십니다...

밥 대충 먹고 병원갈려고 나섰습니다...말 버스타고..지하철타고...

그리고 10분정도 걸어야 하죠...배가 아래로 쳐지니..걷기도 힘드네요.....


지하철 탈려고 걸어가는데.......떡을 파네요...갑자기 밀려오는 배고픔....

살까 말까...주머니엔 딱 2만원 있는데...혹..병원비가 모자라진 않을까...

걱정하고 있던터라.. 망설였죠.....그러면서 가서 보니깐 떡이 천원이네요....

그래서 잠깐의 망설임끝에.... 바람떡을 샀습니다...그 뿌득함....그걸 사들고

지하철을타고...고민고민 했습니다..


너무 먹구 싶은데.....여기서 먹으면...사람들이 뭐라 할까?? 쪽팔리진 않을까??

근데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거에요....그래서 포장을 뜯고 가방에 넣고...

서서 하나를 집어먹었죠...앉아서 먹구 싶었는데....아무도 일어나 주질 않아서...


얼굴 빨개 지믄서 한개를 집어먹구.........망설이는 동안....

내릴 역에 도착했네요...


그런데..여기서 부터가 문제였어요......어떤 아줌씨가 제 뒤에 서있었거든요...

제가 내릴려고 하는데...제가 굼덕였는지.....그 아줌마가 급했던건지........

내릴려고 하는데 뒤에서 아줌마가 미는 바람에...

발이 승강장 사이에 살짝 부딪히면서..앞으로 넘어지고 말았어요...

전 배를 보호한다고 가방을 내팽게 치고 두손으로 버텼지요..



그 아줌마 미안하단 말도 없이 휭~하니 사라지고...탈려고 준비하고 있던 사람들

의 도움으로 겨우 일어나게 되었지요.........

다행히 배가 눌리지 않아서...어깨가 좀 아픈거 빼면....

일어나서 가방을 찾았지요...가방은 저만치 뒹굴고 있더군요...그런데......

가방이 내팽겨치지면서 안에 있던 떡이 밖으로 튀어나온거에요....

몇개는 밖으로 나뒹굴고..몇개는 포장지 안에서 어떤사람이 밟은듯 뭉개져있

고......


그순간 밀려오는 눈물이란........사람들이 괜찮냐는 말에......눈이 벌게 갖고...

네.....그러면서....가방안에서 흩어진 물건을 주섬주섬 담으며...감장 비닐봉다리

안에..

뭉개진 떡을 담으면서........닭똥같은 눈물이 뚜욱뚜욱 떨어지는거에요.....

한개 밖에 안먹은건데.......또 천원짜리 떡 하나에 이렇게 울고 있는 내자신이

처량해서...

그래도 겨우 맘 달래고 병원가서 진찰하고 5,800원 나오더군요...



그리고 가게에 들렸다가...그리곤 집에왔죠....

넘어진게 문제인지...어깨가 계속 아파서.....신랑올때까지..기다리지도 못하

고...... 잠자리에 누워 있었어요..........


그런데.........이른 저녁에 신랑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네요.....

일어 날려고 했지만.....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는거에요........눈도 부어있고...


괜히 속상해서 신랑한테 짜증만 낼까봐...그냥 자는 척 했습니다....


신랑이 들어와 옷갈아 입고......제 귀에다 속삭이네요...



"그대~ 일어나봐...떡 사왔어....그대가 좋아하는 바람떡이랑 빨래판떡 사왔어.."

전 깜짝 놀랐죠...갑자기 왠 떡인가 싶어서...일어났죠....

울신랑 눈이 벌게 져서...저한테 그러더라구욤.........


"바보 같이 떡때문에 길거리에서 울지 말고.....먹구 싶으면 나보고 사오라구해..."

하더라구요.....전 깜짝 놀랐지요...어떻게 그걸 알았는지....

알고 보니....울신랑 외근나왔다가....제 옆 옆칸쯤 있었다네요...

지하철이 막 출발하는데..

저랑 똑깥이 생긴여자가 떡주으면서 울고있는걸 봤다는거에염....

그 짧은 순간에 말이에요..

인연이죠...저희둘.........정말 인연이죠.....

울신랑 일찍 일 끝내고 천원짜리 떡이 아닌 맛난 떡집에서 떡 잔뜩 사들고 왔네

욤...


저 창피 할까봐 말 안할라다가.......제 퉁퉁 부은 눈 보는순간 화도나고...

속상하고.. 미안하고...그래서 눈물이 날려고 그래서...얘기하는거라고...

다신 길거리에서 그렇게 울지말라고...........길거리에서 아내울리는 남편 되고

싶지 않다고..


이제 좋은 날만 있을꺼라고.........우리 그렇게 부둥켜 않고 한참을 울었답니다....

제가 그렇게 맘약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애갖고.....빚에 쪼들리고...독촉받고...늘 불쌍하기만한 친정식구들...........

항상 미안하기만한.......남편....시어머니.........

그렇게....연장연장 되니...맘이 약해졌네요.....


그렇게 남편의 사랑이 담긴 떡먹구........저 다시 살아났습니다........

늘~~~감사하며 살꺼에요......늘~~~이맘 생각하며 살꺼에요... 끝.

댓글목록

시인의강님의 댓글

시인의강 작성일

최근 접한 글중 가장 찡한 글입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두분 잘 헤쳐나가리라 확신합니다.
위를 보면 많은 사람이 있지만, 아래를 돌아보면 더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다보면 정상에 멀지안아 서리라 생각합니다.

신정곤님의 댓글

신정곤 작성일

정말 가슴아픈 사연이군요,,
그래도 오손도손 정겹게 살아가는 젊은이의 모습에서 많은 걸 배웁니다.

삼족오님의 댓글

삼족오 작성일

그래도 따뜻한 사랑이 있기에 항상 행복이 함께 하실 겁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큐폴라님의 댓글

큐폴라 작성일

서로 사항하며, 서로를 위해 배려하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조원자님의 댓글

조원자 작성일

가슴 찡하면서도 사랑이 깃든 춘자님의 마음을 표현하신 글이군요.
따뜻한 가족의 사랑이 물씬 풍김을 엿봅니다.

춘자님쁜만아니라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것같습니다.
글은 보니 춘자님은 젊으신것같습니다. 틀림없이 내일은 희망과 밝음이 올것입니다.
춘자님의 내일을 위한 화이팅입니다.

소나무님의 댓글

소나무 작성일

사랑은 아름답습다.내일을 위하여 ...,

난아카데미님의 댓글

난아카데미 작성일

정말 저에겐 와닿는 말 이었습니다  저도 과거 어려울적 5000 짜리 북성로 돼지갈비를 마누라와 함께
아껴먹느라 밤을 센적이 있거든요 그래도 춘자님은 자상한 남편을 만났네요 우리 마누라는 그반대거든요
뭐냐면요 5000 짜리 북성로 돼지갈비 먹는 날은 한점이라도 더 먹을려고  제가  주절주절  잘 떠들던 말도 아끼고  먹기만 하거든요 ㅋㅋㅋ

정관성님의 댓글

정관성 작성일

눈물이 나올려고 해요..
춘자님 힘내세요..

길상님의 댓글

길상 작성일

힘내시고 앞으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화이팅

강철병님의 댓글

강철병 작성일

가정의 행복은 금전에서 시작되는게 아니라는 사실 느끼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탱주님의 댓글

탱주 작성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