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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리운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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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월화 작성일11-10-22 20:33 조회10,868회 댓글1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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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문득 엄마가 이제 계시지 않는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자명종만 울리고 있을 때
,
느지막이 집에 돌아와도 여전히 어둡기만 한 거실을 바라볼 때
,
방에 불을 켜두고 잠이 들어도 여전히 꺼지지 않은 형광등을 보며 잠이 깰 때
,
이젠 더 이상 집에 오시지 않는 동네 아주머니들을 길에서 마주칠 때
,
웬일인지 가실 때 즈음이 되어서야 그렇게 찾으시던 번데기 장수를 마주칠 때
,
가신지 벌써 2년이 되어도 문득문득 엄마가 그리워지게 하는 그런 순간들을 본다
.
나는 몸살에 걸렸다
.
집에 들어와 고개만 꾸벅거리고는 곧장 방에 들어가서 자리에 누워버렸다
.
젊은 나이에도 몸살쯤에 끙끙거리며 누워있는 나를 질책하고 있던 내 어두운 방문을 여신건 당신,
엄마였다
.
당신이 그리도 아프셨으면서 그저 하루 이틀이면 나아질 내 이마를 말없이 쓰다듬어주시던 엄마
.
잠든 척 그저 엄마의 손을 받기만 하고 있던 난 그날 밤새도록 울지 않을 수 없었다
.
그 눈물마저도 이젠 보여드릴 수 없을 나의 엄마
.

엄마가 암이셨던 건 한참 후에나 알았다
.
그저 조금, 이번엔 그저 평소보다 조금 더 아프실 뿐이라고 이리저리 놀러 다니기만을 좋아했던
나 자신을 합리화 하려던 나
.
언젠가 병원에서 엄마와 함께 전설의 고향을 보면서 〃이제 엄마도 저렇게 가게 되겠구나〃
하시던 말씀만으로도 알 수 있었을 텐데
,
난 마지막까지도 엄마에겐 그저 응석받이 어린애일 수 밖엔 없었다
.

가끔 엄마가 보고 싶어서 마음이 한껏 답답해 질 때가 있다
.
엄마의 대답이 듣고 싶어서 지갑 속의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을 때가 있다
.
뒤를 따라 시장에 갈 때면 〃좀 펴고 다녀라〃시며 등을 치시던 엄마의 손에 다시 맞고 싶어질 때가 있다
.
그러면서도 이제는 조금씩 엄마와 함께 있던 기억들에서 멀어져 가는,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모르게 눈물 삼키는 그런 일들이 잦아들어가고 있는 나를 느끼게 된다
.
장례식 때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산사람은 살아가게 마련이라〃 말을 이젠 더 이상 부정할 수가 없다
.

나는 엄마라 부른다
.
어머니라고 한번도 불러드린 적 없었고, 이제 계시지 않더라도 당신을 부를 때면 늘 엄마라 불러드린다
.
누군가 다시 그 자리에 대신할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죄송스럽지만 나 그분을 어머니라 할 순 있어도
엄마라 부르진 못할 것 같다
.
내 이십 몇 년의 기억속에서 언제나 그림자처럼 내 뒤에 서 계셔주셨던 엄마
.

엄마, 나의 엄마
.

누군가가 이십 몇 년의 삶에서 가장 사랑했던 한 사람을 꼽으라면
,
그리고

이제 남은 그 얼마간의 삶에서 가장 보고 싶은 한 사람을 꼽으라면
,

아직도 그리운 나의 엄마.<?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댓글목록

난아카데미님의 댓글

난아카데미 작성일

찡합니다.
많은 생각이 드는군요.

일월화님의 댓글

일월화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렇죠..원장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요

갯바위님의 댓글

갯바위 작성일

이제 남은 그 얼마간의 삶에서 가장 보고 싶은 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직도 그리운 나의 어머니 입니다.

일월화님의 댓글

일월화 댓글의 댓글 작성일

네..갯바위님~!
어머님은 위대하시죠~!
고운 글 감사드립니다.

박경자님의 댓글

박경자 작성일

아직도그리운 나의엄마  가슴이찡합니다.
저도15살때엄마가돌아가셔서 지금도 엄마하면 눈물이 글썽입니다. ^^*

일월화님의 댓글

일월화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저도 그래요~!
효도를 못했거든요~!

심기일전님의 댓글

심기일전 작성일

언제들어도그리운어머니.....
좋은글감사합니다....

k선인장님의 댓글

k선인장 작성일

엄마한텐 언제나 아이....-_-

러브장님의 댓글

러브장 작성일

엄마~~~~~ 사랑합니다......

탱주님의 댓글

탱주 작성일

좋은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청운님의 댓글

청운 작성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어머니 생각만 하면 가슴이 찡합니다

삐돌이님의 댓글

삐돌이 작성일

엄마 생각이......
좋은글 감사합니다.

일월화님의 댓글

일월화 작성일

언제나 그리운 엄마..!!
고운 댓글 감사드립니다.

黃素님의 댓글

黃素 작성일

.................. ^^
좋은글 감사합니다 ^^

꿀벌님의 댓글

꿀벌 작성일

어머니~~ ㅠㅠ..

율리님의 댓글

율리 작성일

부모님께  효도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