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이를 먹으면 저 할아버지처럼 선한 눈을 가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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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시미 작성일09-05-09 17:44 조회12,273회 댓글16건본문
아버지와 아들(넥스트의 노래가사)
아주 오래전, 내가 올려다 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 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 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날으는 새처럼 살 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 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 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자리는 없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 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의 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거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였음을 알 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 쯤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는 몇 년만에 골목을 따라 당신을 마중 나갈 것이다.
할 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월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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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착하게 살아 오셨을 할아버지를 발견하곤
할아버지 몰래 카메라샷을 했다
집에 돌아 와
사진을 확인하곤 한참을 보다가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훔쳐야 했다
할아버지 건강하게 오래도록 잘 사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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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라이팅게일님의 댓글
라이팅게일 작성일내가 선하다 안선하다를 판단할수가 없으니 최선을 다하고 착하게 살아야 안 되겠읍니까?
호정님의 댓글
호정 작성일
마음의 욕심을 버리면서 중년과 노년을 보낸다면 누구나 다..
선한 고태미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겠죠~~!!
인간은..~!!
가질수록 욕심이 배가되는 관계로..
늘 마음의 수행을 고뇌해야 될 것이구요.
땅꼬마님의 댓글
땅꼬마 작성일욕심.. 그걸 버릴수만 있다면 ^^
혜관님의 댓글
혜관 작성일정정 하시네요?
구절초님의 댓글
구절초 작성일세상사가 지나친 욕심을 버리면 필연적으로 선하게 되지않을까요?.....
금송님의 댓글
금송 작성일저도 후회하는 일이 참 많아요. 그중 하나가 남들에게 상처를 준것. 더 선해지는 것 바람이에요.
하늘님의 댓글
하늘 작성일삶의 향기를 느낄듯 합니다.
일생일란님의 댓글
일생일란 작성일
뜨거운 열정을 가진 아들이 보긴엔 아버지가 답답하고 비겁해 보이지만 아버지가 답답하고 비겁한 사람이
된 이유가 바로 아들때문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지요...
소정님의 댓글
소정 작성일
삶의 모든 역정을 이겨내신 모습입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미리내님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문득 조원자님이 올려주신 글이 생각나네요!!!
"지금"이라는 글자를 써보세요.울고 있나 웃고 있나...,
호하호하님의 댓글
호하호하 작성일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욕심도 나눔도 배려도 사랑도 미움도...
좋은 것을 닮아 가려는 노력...
고운햇살님의 댓글
고운햇살 작성일
정말 선한 눈빛을 가지신 분이시군요 저 연세에 어떻게 저런 눈빛을.......
우리의 아버지와 남자는 강한 존재라고만 여겼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가슴이 아프네요 소시미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관유정에서 뵙고 예사롭지 않은 분이라 여겼지만.......... !!!!!!!!
난을 사랑하시는 모든 님들께서는 이렇듯 고운 심성을 가지셨나요?
무명님의 댓글
무명 작성일삶의 모든 역정을 이겨내신 모습입니다
바드리님의 댓글
바드리 작성일
눈은 마음에 창 이라고들 하지요...
살아온 연륜이 느껴지네요...!
해운대님의 댓글
해운대 작성일
삶은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아름다운 것 입니다. 내 자신이 가진것은 볼줄 모르고 남이 가진것만 보이면 행복은 저 멀리 도망을 가버리고 말지요. 내가 가진것을 보고 감사할줄 알면 이미 행복은 내곁에 와 있습니다.
누구나 당연히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당연한 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 많이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볼줄 모를 뿐이죠...
정관성님의 댓글
정관성 작성일삶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