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수 있어 행복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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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땅꼬마 작성일09-06-22 10:59 조회10,179회 댓글11건본문
저희 처갓집은 1남 5녀입니다.
위로 딸이 5이고 지난 5월달에 막 제대한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그 딸 부잣집에서 셋째딸을 훔쳐온 딸부잣집 셋째 사위이구요.
저희 장인 장모님은 직장을 다니시면서도 농사를 지으십니다.
자기땅이라 해봐야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전부이신 그 분들께서는
농사지을 처지는 안되고 땅만 갖고 계시는 분들의 땅을 1년에 돈을 얼마씩 주고
그곳에다가 고추, 고구마, 감자, 토마토 등등 을 심어 놓으시고 잠시라도 짬이 나시면
밭에 나가십니다.
일을 하시다가 항상 힘에 붙이시는 일은 어릴적에 농사를 지어봤다는 이유로 저의 몫입니다.
주말이 되어서 집에서 애들을 돌보고 있으면 장모님의 전화 한통
"고추 말뚝 박으로 언능 오니라!" 그려면 또 불이나케 수원에서 용인까지 달려가서
고추 말뚝 박아드리고 점심 얻어 먹고 옵니다.
하루는 고구마를 캐야 하는데 오라는 전화를 받고 달려갔던일이 있었습니다.
고구마 순을 낫으로 정리 하고 호미를 들고 쪼그려 앉아서 고구마를 다캐고 나니
벌써 오후 5시네요. 다 캔 고구마를 박스에 모두 담으니 라면 박스로 20여개는 나옵니다.
그 박스를 7개는 집에다가 가져다 놓고 나머지는 차에 싫고 마을 배달에 나섭니다.
"이집은 할머니랑 할아버지 두분이서 사시니 봉지 하나 꺼내서 조금만 담으시면 될거야."
"이 집은 애들이 많으니 큰박스 그걸 드리면 될거야."
그렇게 고구마를 다 배달하고 나니 벌써 저녁 8시가 되었네요.
늦은 저녁을 먹구 아버님이 술한잔을 하고 자고 가라고 하셔서 아버님이랑 술을 한잔
마시는데.. 아버님이 그런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 까지 고구마 시장에 나가면 오천원만 주면 한봉지 사서 가족끼리 맛있게 먹을수 있는데
사위 고생시키고 기름값 나가면서 그렇게 피땀흘러 농사 지어서 얻는거 치고는 너무 작을지는
모르지만..내 주머니에 돈 주고 고구마 몇박스 사서 이웃에 나누어 주는일은 힘들어도
우리 가족 먹을거 저정도면 충분하고 남는거 쌓아 나 봐야 다 썩을거고 작은거지만
이렇게 많을땐 나누어 먹고 그렇게 살아가는 일이라고...
아버님 어머님한테 말은 못했지만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던 저 스스로가 작아 집니다.
막걸리 한잔 걸쳐 붉어진 아버님의 얼굴에 오늘 따라 여유로움이 가득 한듯 합니다.
술한잔 먹고 다음날 집에 오는 차 트렁크 한 켠에는 고구마 한박스가 실려있습니다.
댓글목록
호하호하님의 댓글
호하호하 작성일
오시는 길이 마냥 피곤하지는 않으셨겠습니다..
비운만큼 더 많이 담아 오셨네요..
나이는 어리지만 새삼 삶이란게 비우는 과정이란 것을 느껴집니다.
비우면 비울수록 욕심이 더 가벼워진다는 것..
비우면 비울수록 새로움을 더 채울 수 있다는 것..
비우면 비울수록 사람 사는 맛이 더 진해진다는 것...
미리내님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참 훌륭하신 장인,장모님을 두셨네요!!!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든 땅꼬마님의 글을 보고 제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늘 행복하시길...,
구절초님의 댓글
구절초 작성일
나눔의 실천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겠습니다만, 자신에 대한 작은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 일입니다.
아무튼 좋은 일 하셨습니다........
솔뫼바위님의 댓글
솔뫼바위 작성일나누고 사는게 사람사는거죠
중투복색님의 댓글
중투복색 작성일장가 잘드셨네요....늘 행복 하시길...
혜관조봉행님의 댓글
혜관조봉행 작성일행복한 가정 이십니다
군자란님의 댓글
군자란 작성일
ㅎㅎㅎㅎ 삶에 진실이 요즈음 세태가 그리고 부몬미의 바꿀수 없는 정이 느낄수 있군요,,,
근데 수원에서 용인이면 자주 가셔도 될것 같습니다...
소정님의 댓글
소정 작성일
행복한 가정 잘 이어가시길 빕니다.
베풀면 본인 스스로가 행복해지고 받는사람 또한 깊은 정을 간직할겁니다.
김영주님의 댓글
김영주 작성일넉넉하신 인심과" 마음의 여유로움 "따뜻한 정"을 느낍니다....
해운대님의 댓글
해운대 작성일나누는 정이 아름답습니다.
수류님의 댓글
수류 작성일장인, 장모님 만수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