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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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원자 작성일14-04-07 09:07 조회20,863회 댓글7건본문
올해 초부터 아들 며늘애로부터 전화가 하루건너 한 번씩 왔다.
“엄마! 올해는 작은 텃밭 하나 해보면 어떨까요? 애들한테 텃밭에 상추, 토마토 등 모종과 씨앗 심는 것도 일러주고 직접 심어보는 것도 좋을 듯해서요. 열매 따보는 것도 애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요.”
“그럼 좋지. 해보도록 하자.” 하고 알아보았더니 집 근처의 걸어서 20분 거리의 고봉산 너머 ‘방아개비’ 주말농장을 알게 되었다.
요즈음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자연학습으로 텃밭을 한다. 이 농장은 자연학습장으로 해마다 사용되는 곳인데 여유가 많이 있어 일반분양에 들어 간다 했다. 5평에 10만 원인데 밭을 갈아주고 수도도 설치되어 있으며 농기구도 다 준비되어있고 관리도 잘해 준다 한다. 조카딸 애랑 같이 하기로 하고 10평을 3월에 신청하였다.
4월 5일 밭 배정을 한다 하여 이른 아침에 잠깐 가서 손자 아이들이 남의 밭에 지장을 안 주는 입구의 텃밭을 골라 팻말을 꽂아두고 퇴비를 2포 뿌려 놓고 날씨가 좀 풀린 오후에 갔다. 근래에 날씨가 마치 여름날처럼 좋더니 오늘따라 쌀쌀했다. 오후에는 비까지 내린단다.
아이들을 완전 무장시켜 미리 사놓은 모종과 상추 씨앗을 가져갔다. 사놓았다가 미처 못 먹어 싹이 난 감자도 갖고 갔다. 감자 꽃이 피고 뿌리에 알알이 달린 감자를 캐어 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좋을 듯해서다. 비록 콩알만 하더라도.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들떠서 야단이다. 먼저 궁금하여 다녀올 때는 10평이 좁아 보이더니 오늘 보니 꽤 넓다. 장화를 신고 장갑을 끼니 제법 그럴듯하다. 호미를 갖고 꽃삽을 갖고 서로들 심는다고 만들어 놓은 둑을 허물어 놓는다. 관리자가 날씨가 아직 추워 모종은 좀 이르지만, 상추, 쑥갓, 감자 등 씨앗을 심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
조카애가 좀 이르긴 하지만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샀다는 딸기 모를 보고 아이들은 신기해한다. 벌써 모종에 꽃이 달려있다며 서로 심는다고 야단이다. 잡초가 나오는 것을 막고 딸기가 혹시나 흙이 묻을까 봐 검은 비닐은 공해로 좋지 않아서 신문지를 흙 위에 놓고 물을 듬뿍 뿌려 주고 구멍을 내어 심었다.
그리고 물을 떠다 듬뿍 주었다. 작은 물 조리에 가득 물을 담아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물을 주었다. 옷은 흙과 물로 엉망이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텃밭을 참 잘 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밭을 하시는 어린아이들의 부모도 신문을 깔고 해야겠다고 하신다.
앞에서 키가 작은 채소부터 심을 예정이다. 딸기 모종 뒤에는 상추씨를 뿌리고 가장자리에는 며칠 전에 재래시장에서 사다 놓은 부추뿌리를 심었다. 그리고 다음에 와서 심을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제일 뒤에는 아이들이 신기해할 토마토를 심을 예정이다. 그리고 그 앞에는 가지를 심을 것이다. 가능한 아이들이 보아서 좋아하고 직접 딸 수 있는 것으로 심을까 한다.
오후 3시가 되니 하늘에서 비가 두둑하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거의 밭 정리를 다 하였기에 서둘러 차를 탔다. 오늘은 식목일이다. 요즈음은 사방에 많은 나무가 있어 예전의 식목일 같지는 않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꼭 식목일에 학교는 수업을 하지 않고 모든 학생은 들과 밭에 직장인들은 의무적으로 산에 도시락을 갖고 가면서 꼭 나무를 심었다. 다 심고는 꼭꼭 밟아주며 ‘잘 자라.’하며 돌아오곤 했다.
그리고 여름이면 커다란 집게를 들고 소나무의 송충이를 잡으러 다녔다. 그 시절에는 소독약을 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충이는 많았지만, 산과 들에는 나비, 잠자리, 메뚜기 등 곤충이 많았다. 곤충채집 식물채집은 방학숙제에 꼭 있었다. 요즈음은 비행기로 차로 모든 나무에 소독을 하기에 벌레는 없어 좋지만, 곤충은 사라졌다. 어느 방법이 좋은지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만은 많은 사람이 전국에서 산과 들에 많은 나무를 심을 것이다. 비가 오니 다행이다. 나무를 심고 비가 오니 얼마나 좋은가?
서둘러 집에 오니 떨어지던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났다. ‘이런?’ 이왕 오는 김에 시원하게 좀 올것이지.
댓글목록
난아카데미님의 댓글
난아카데미 작성일
도시농업과 원예치료의 장을 만드심을 축하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청운소님의 댓글
청운소 작성일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김성진님의 댓글
김성진 작성일
텃밭 가꾸는 재미가 솔솔하지요.~~
허구헌 날 남아서 이웃과 지인에게 우리집 채소는 100% 유기농이라 선전하여도
집집마다 텃밭이 있어 잘 안먹힌답니다...ㅎㅎ
작년에 쪽파 3.000원어치 사서 심었는데 하나에 20개 새끼를 치니 감당이 안됩니다.
삐돌이님의 댓글
삐돌이 작성일글 잘읽었습니다.
세모님의 댓글
세모 작성일
언제나 한 번 쯤은 해 보고 싶은 일인데
마음만 있고 몸은 움직이지 않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탱주님의 댓글
탱주 작성일좋은글 감사합니다.
연병장님의 댓글
연병장 작성일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