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전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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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관성 작성일08-07-16 08:17 조회10,301회 댓글14건본문
부모님전 상서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날 불초소생 문안 여쭙습니다.
저는 항상 배불리 먹고 잘 보살펴 주는 고참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대한의 씩씩한 남아가 되어 돌아갈 때까지 잘 지내십시오.
엄마의 답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군대 가고 소포로 온 네 사복을 보고 밤새 울었다.
추운 날씨에 우리 막둥이 감기나 안 걸리고 생활하는지 이 엄마는 항상 걱정이다
집안은 모두 편안하니 걱정하지 말고 씩씩하게 군생활 하길 바라마.
일병때
어머니에게
열라 빡쎈 훈련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제 무좀 걸린 발이 도져서 걱정입니다.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더니 배탈약을 줍니다.
용돈이 다 떨어졌는데 보내주지 않으면
옆 관물대를 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의 답장
아들에게
휴가 나와서 네가 쓴 용돈 때문에 한 달 가계부가 정리가 안 된다.
그래도 네가 잘 먹고 푹쉬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구나.
다음번 휴가 나올 땐 미리 알려주기 바란다.
돈을 모아놔야 하거든.
그리고 군복 맞추는 값은 입금시켰으니 좋은 걸로 장만해라
(아빠 군대때는 그냥 줬다던데....)
상병때
엄마에게
왜 면회를 안 오는 거야!
어제 김일병 엄마는 먹을 거 잔뜩 사들고 와서
내무실에 풀고 외박 나가서는 아나고회도 먹었다 더라.
엄마는 어떤 땐 내 친엄마가 아닌 것 같애 투덜투덜....
엄마의 답장
아들아!
수신자 부담 전화는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어째서 너는 군생활을 하면서 전화를 그렇게나 자주 할수 있는지 모르겠구나.
그리고 무슨 놈의 휴가는 그렇게 자주 나오냐.
누굴 닮아 저 모양이냐고 어제는 아빠와 둘이 피터지게 싸웠다.
내가 이겨서 너는 아빠를 닮은 것으로 결정났다.
병장때
어떻게 군 생활을 지금까지 했나 용해.
보내준 무쓰가 다 떨어졌으니 하나 더 보내줘.
헤어스타일이 영 자세가 안잡혀.
어제는 내가 몰던 탱크가 뒤집어 져서 고장 났는데 내가 고쳐야 된대.
엄마 100만원이면 어떻게 할수가 있을것 같은데.
엄마의 답장
너 보직이 p.x병이란 진실을 이제 알아냈다.
그동안 탱크 고치는데 가져간 돈 좋은 말할때 반납하기 바란다.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말뚝 박아서 생활해 주면 좋겠다.
니가 쓰던 방은 어제부터 옷방으로 쓰고 있다.
벌써 24개월이 다 지나간 걸 보니 착잡하기 그지없다.
그리고그부대에서 나오지말고 살길바란다...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
댓글목록
삼족오님의 댓글
삼족오 작성일압권입니다.
정관성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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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신정곤님의 댓글
신정곤 작성일
ㅎㅎ 재밌네요~
그 엄마에 그 아들 같습니다,,,^^
정관성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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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엄마에 그아들...ㅎㅎ
이춘자님의 댓글
이춘자 작성일
아들,,,
비오는 날 말뚝하나 준비해야겠습니다.
정관성님의 댓글
정관성![댓글의 댓글](http://nanacademy.co.kr/skin/board/free_board/img/icon_reply.gif)
아들 둔 댁은 말뚝 단단한 것으로 준비하세요.ㅎㅎ
만공님의 댓글
만공 작성일책상에 고개 파묻고 한참 웃었네요. 탱크 굴렀는데, 그래도 사람 입원했다는 이야기는 없네요.
정관성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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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글보고 한참을 웃었어요.
littleking님의 댓글
littleking 작성일
그집안꼴 될때로 되라는식이내요.
그런대여 저런 자식들 맘 잡으면 효도도 헌다지요?
정관성님의 댓글
정관성![댓글의 댓글](http://nanacademy.co.kr/skin/board/free_board/img/icon_reply.gif)
지 주변에도 있어요.변하는게 순간이던데요..
소나무님의 댓글
소나무 작성일옛날생각 남니다.
정관성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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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무더위를 잊고 추억을 회상해봤네요.
남자들은 군대이야기라면 밤도 꼬박샌다는데...
길상님의 댓글
길상 작성일
ㅎㅎ 잘 웃었습니다
저는 직업군인으로 근무를 해서 돈 부족한줄 몰랏는데요
강철병님의 댓글
강철병 작성일잘 웃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