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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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하호하 작성일09-02-04 09:55 조회10,669회 댓글6건본문
풍장
황동규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 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얼마전...
고인께서 남기신 옛 추억이 담긴 초대장이 생각이 납니다.
캡쳐하여 다시 올렸습니다.
댓글목록
fishfox님의 댓글
fishfox 작성일다시한번 삼가고인의 명복을빌니다
나너비이님의 댓글
나너비이 작성일
세상 허망하군요.
할 말이 없네요...............
고인의 명복을 삼가 빕니다.
운해님의 댓글
운해 작성일자연으로 돌아 가고 싶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바드리님의 댓글
바드리 작성일부디 근심걱정없는 저 무욕의땅 천국으로 가시길.....
난아카데미님의 댓글
난아카데미 작성일슬픔이 앞을 가립니다. 아마도 우리곁에서 잘 계실것입니다.
무명님의 댓글
무명 작성일고인의 명복을 삼가 빕니다